조선 후기의 백자 세계에 새로운 장르가 생긴 것처럼 많이 만든 것이 문방구이다. 연적, 필통 등의 문방구는 문인들이 평소에 옆에 두고 사용하는 일상 소품이다. 나무, 금속 같은 다양한 재료가 쓰였고 또 도자기로도 만들어졌다.
백자먹상, 19세기전반 8.7x4x2(h)cm 추정가 9백만~2천만원
이런 문방구는 18세기 후반 이후부터 특히 백자로 많이 제작됐다. 수요가 많아진 이면에는 취미, 취향의 시대가 열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일품들이 다수 만들어진 것은 거기에 더해 심미안이 덩달아 높아진 이유도 있다. 이 백자 먹상(白磁墨床) 역시 그런 시대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일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손아귀에 들 정도로 작지만 분원 전성기의 기교와 솜씨가 집약돼 있다. 좋은 태토에 발색이 뛰어나다. 뿐만아니라 조선 문인들의 전형적인 취향이랄 수 있는 심플한 형태와 간결한 장식을 갖췄다. 천판을 겹친 듯이 선을 넣었고 형태는 문인들 주안상이 흔히 보이는 호랑이다리(虎足)만으로 그쳤다. 색과 형태 이외에 보존 상태도 뛰어나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