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출품된 청화백자 병이다. 조선후기 청화백자의 주병은 셀 수 없이 많이 제작됐다. 궁중은 물론 사대부 그리고 부유한 평민들에 이르기까지 애용도가 높았다. 그 가운데 한 급 높이 인정 받았던 것이 각 병이다. 둥근 병보다 월등히 높았던 제작의 난이도 때문이다. 각 면이 바르게 서있기 위해서는 아래쪽 두께를 두껍게 하는 등의 별도의 고안이 필요했다.
백자청화 연당초문 사각병 8.9x6.5x14(h)cm 추정가 90만-220만홍콩달러, 1억2000만-3억원
여기서는 아래쪽에 별도의 굽을 만들었다. 그 위에 화창(花窓)처럼 깍아서 장식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각 면의 어깨선을 한번 도려내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 또한 주구(注口) 부분도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 밖으로 벌어지게 하는 치장도 추가돼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도안으로 연화문을 메인으로 쓰면서 전체에 당초문을 가득 채웠다. 조선후기의 청화백자의 병은 그 용도가 술병이었고 주된 이용자가 사대부이든 부유 평민이든 남성이었다. 때문에 문양은 간략하고 대범하게 넣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에 비하면 이 각병은 ‘장식적’이라고 할 만큼 이채를 띤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병은 일제말기에 도쿄에서 열린 조선공예전람회에 출품된 이후 계속 일본에 완상된 것으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