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닫이는 신분 계층의 구애 없이 사용했던 다용도의 수납가구로, 장과 농보다도 필수적인 혼수용품으로 각 가정마다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었던 보편적인 가구였다. 이러한 반닫이는 각각의 지방에 따라 장석의 형태, 기형, 장식들이 다르게 나타난다. 본래 왕실용 반닫이를 강화도에서 제작하였기 때문에, 여타 지역 반닫이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힌다.
강화반닫이 괴목 96x51x83cm(h) 추정가 2500만-8000만원
강화반닫이는 다른 지역의 반닫이와 구별되는 독특한 무쇠 장석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무쇠에 만(卍)자와 아(亞)자를 투각하여 장식성을 높였으며, 문판과 앞면의 절개면 중심부에 호리병형(瓢甁形)의 경첩을 부착하였다. 호리병 경첩 아래에는 배꼽 장식이 있으며, 자물통을 열고 잠글 때 판재를 보호할 수 있는 광두정을 앞바탕 좌우에 둔 것이 특징이다.
출품작 <강화반닫이>는 이런 특징 외에도 앞면의 자물통 좌우로 길상을 의미하는 만(卍)자와 복(福)자가 투각된 문양을 넣었다. 또 각 면의 귀잡이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박쥐 문양이 들어가 있다. 호리병 장식을 중심으로 양쪽에 장수를 의미하는 아(亞)자문을 넣어서 전체적으로 수복강녕(壽福康寧)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출품작은 통상적인 형태의 강화반닫이와 달리 문판 내부에 만자로 투각된 장식의 문갑이 있어서 지체 있는 집안에서 장인에게 직접 주문·제작한 반닫이로 추정돼 그 희소성과 장식성을 겸비한 작품이다.(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