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형태의 잔이다. 굽이 높고 술잔처럼 몸체가 안쪽으로 쏠려 올라간 가운데 다시 구연부가 밖으로 벌어졌다. 그 위에 두툼한 손잡이 두 개가 양쪽에 달려있다. 손잡이가 없었더라면 그냥 술잔이나 찻잔이 될 만했다. 하지만 손잡이가 있는 이상 제기 잔이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백자 쌍이배(雙耳盃)를 본뜬 것으로 보인다.
분청사기 철화초화문 잔 8.7x9.76.3(h)cm 추정가 2500만~4000만원
이 분청사기의 백토를 분장한 방식은 덤벙이다. 백토 물에 전체를 집어넣었다 끄집어낸 거승로 전라남도 장흥, 보성에서 주로 만들어졌다. 보성 덤벙은 일본에서 보성 고비키(分引)라고 해 찻잔의 경우는 격을 높게 쳐준다.
몸체에 그려진 간결한 추상 도안은 조선전기의 지방가마에서 구워진 분청사기에 흔히 보이는 트레이드마크적 문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