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볼만한 식기이다. 이만한 크기는 실용은 아니다. 당연히 의식용 내지는 제례용이다. 문양은 괴석에 가을 풀 그리고 국화를 그렸다. 조심스레 그린 꽃잎과 섬세하면서도 운치 있게 뻗은 풀잎 선에서 회화성과 장식성이 잘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감상화를 연상케 한다.
백자 청화국화문 합 26.5x22(h)cm 추정가 1500만~3000만원
청화문양이 들어간 식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모란이다. 모란이 그려진 것은 주로 19세기 후반 들어 많이 보인다. 국화를 비롯한 가을꽃과 풀 그리고 벌레가 어우러져 있는 것은 그보다 시대가 앞선다. 가정이지만 뚜껑 위쪽에 구연부가 있었더라면 잘 생긴 달 항아리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형태감도 보여준다. 굽 안쪽 역시 평편해 오목하게 파 들어간 19세기 전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