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소품 도자기가 다분히 사대부와 연관된다면 소품 청자는 고려의 귀족주의적 여성 문화와 관련이 깊다. 조선의 그것은 대부분 문방구인 반면 고려의 소품 청자는 고급 화장용구와 관련되는 때문이다.
이 향합-내지는 분합-역시 그 전형적인 사례이다. 최고급 공예기교가 담겨있다.
Lot 051 청자죽절문향합 12세기 지름6.2cm 추정가 2,000만-4,000만원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향합 뚜껑에 올려져 있는 앙증맞은 손잡이이다. 향합에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욱이 연봉 외형에 백퇴화(白堆花)로 뽀얗게 장식을 했다. 백퇴화는 손잡이 주변에도 꽃술처럼 찍어 조화를 더했다.
주문양인 죽절문(竹節文) 또한 세련된 기교로서 특정한 고급 용품에만 쓰이는 장식기법이다. 측면의 뇌문은 백상감이다. 백상감과 백퇴화의 조합으로 이뤄진 이런 고급 세공은 12세기 중반 이후 한때에만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