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와 대나무 사이에 학이 노니는 운치 있는 풍경을 새겨 넣은 매병이다. 여러 자태로 그려진 학의 모습은 그림처럼 보일 정도이다. 깃털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리고 날개 짓을 하며, 나는 모습도 하나가 아니다.
청자상감매죽문 매병 높이 36cm 추정가 7억5천만~12억원
그런데 이 솜씨에는 기시감이 있다. 보물 903호(청자상감매죽학문매병)에서 보인 바 있다. 특히 세 그루 대나무 사이로 구불구불한 매화나무 줄기가 뻗어가고 있는 모습을 흑상감한 것은 꼭같다.
도자기에서 같은 가마 찾기는 연목구어처럼 어려운 일. 상감 솜씨를 보면 부안 유천리의 어느 가마에서 한꺼번에 구워진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