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것도 없이 중국풍 필치가 물씬한 현재(1707-1769) 그림이다. 다만 산길을 가는 고관 일행이 산사람과 마주친 장면이 색다르다. 봉두난발에 허리춤에 걸친 깔개로 봐서 세속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한 손에 꽃을 들고 산길로 안내하는 듯이도 보이는데 의미를 읽기 쉽지 않다. 왼쪽 예서시구가 단서이다.
시구 내용은 ‘군선불수사, 염염하봉호(群仙不愁思 冉冉下蓬壺)’로 ‘신선들이 근심걱정 없이 유유히 봉호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심사정 <신선도> 견본담채 32.7x19.6cm 추정가 3천~5천만원
이는 두보가 53살 때인 764년에 지은 오언율시「관이고청사마제산수도(觀李固請司馬弟山水圖)」의 마지막구이다. 시 전체 내용을 보면, 간략함은 高人의 뜻이 아닐 수 없으니 넓은 평상에 대나무 화로가 있고 찬 날씨에 멀리서 온 손님이 보이며 파란 바다가 그려진 새로운 그림이로다. 연봉도 잘 짝을 이루고 있으나 자꾸 절해고도로 눈길이 가는데 선인들은 태연한 듯 봉호를 내려가고 있다. (이 시의 제목에 대해서는 弟자를 題의 오자로 여겨 ‘사마 이고청이 그린 산수도를 보고’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원문은 ‘簡易高人意 匡床竹火爐 寒天留遠客 碧海掛新圖 雖對連山好 貪看絕島孤 群仙不愁思 冉冉下蓬壺’이다)
이렇게 대조해서 보아도 미진한 구석은 여전히 있다. 그건 아마도 화가가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