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바위 아래 죽장을 집고 선 선비가 있으며 그 곁에 가래를 집고 있는 농부, 챙이 큰 방갓을 쓴 노인이 마주 서서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우둑한 바위가 화면 중앙을 큼직하게 차지하고 있으며 짙은 먹선을 먼저 그어 놓고 담묵으로 가지나 이파리를 그린 것은 모두 단원 화풍이 느껴진다.
소당 이재관 <삼인해후도> 지본담채 113.4x52.8cm 추정가 1억~2억5천만원
조희룡의 『호산외사』에는 소당(1783-1837)이 어려서 부친을 잃고 모친을 홀로 부양하면서 직업화가로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장안에 인기있는 그림으로 송나라 문인 나대경(羅大經 1196-1242)이 이상적인 문인생활을 글로 묘사한 『학림옥로(鶴林玉露)』을 그린 것이었다. 이재관에 앞서 이인문은 이 분야의 대가로서 지금까지도 이 테마 그림이 여럿 전한다.
소당 역시 이를 병풍에 현재는 4폭만 전한다. 이는 그 중 하나로 의사이자 컬렉터였던 박창훈 구장품이다. 유복렬 편저『한국회화대관』에 소개된 이래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