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공예에서 외국인들을 매료시키는 장르가 몇 있다. 도자기는 일본 미술애호가라면 대개 다 열광한다. 하지만 서양인의 경우는 그 깊은 맛을 제대로 즐기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그런데 반해 목기는 양의 동서를 가리지 않고 그 단순, 견고하고 기품이 넘치는 모습에 모두 감탄한다.
사층 책장 92.7x42.5cm 높이 167.2cm 추정가 1억2천만~1억8천만원
책장은 원래 선비들 생활공간인 사랑방의 기물이다. 단순 소박한 정신이 스며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대로 내려와 혹은 왕가 주변의 물건들에는 이처럼 이지하고 심플한 위에 격조 높은 멋을 조화시킨 사례가 더러 보인다. 책장 문짝에 일부러 무늬를 살린 것이나 백동 경첩, 장석이 그렇다. 결정적인 것은 장식용 칸의 만자형 풍형(風穴)과 족판의 여의두형 풍혈이 그것이다. 이정도면 조선후기 최상류층 사랑방 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