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때 화명을 떨치던 의겸(義謙)이 수화사(首畵師)가 되어 그린 수월관음도이다. 수월관음은 당나라 때 돈황 벽화에서 그려져 송을 거쳐 고려에 전해지며 다수가 제작됐다. 그런데 조선에들어서는 기록만 전할 뿐 실물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수월관음상은 고려의 것과 배경, 등장 요소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정면상이라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초상화에 있어 칠분 내지는 팔분면상과 정면상의 차이는 권위 문제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No.358 의겸 외 4인 <수월관음도> 견본채색 142x104cm 추정가 4억3천만-7억원
불화사(佛畵師) 의겸의 생몰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전하기로는 전라도와 지리산 인근 조계 산문의 불사를 도맡았다고 한다. 이 수월관음도 제작에는 그의 동료와 제자뻘 되는 진행(陳行), 행종(幸宗), 채인(采仁), 석인(釋仁) 등이 그의 지시를 받아 함께 그렸다. 뛰어난 색채감각과 선묘 능력, 세련된 포치 등이 18세기의 자신감 있는 문화적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