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허련은 고향 진도에서 32살 때 처음 한양으로 발걸음을 한 이래 수도 없이 경기와 전라도 일대를 오르내리는 표박(漂迫)의 생애를 보냈다. 하지만 이상하게 당시 아녀자들까지도 찾는다는 금강산만큼은 결국 밟아보지 못했다. 그의 기록에는 몇 번이고 금강산을 가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것으로 돼 있다.
No. 325 허련 <금강산도>축 지본담채 31.2x163.5cm 추정가 180만-280만원
이 그림은 초의 선사의 사형(師兄, 완호스님)의 손제자인 견향이 금강산으로 떠날 때 주변의 휴암이란 승려가 써준 글을 보고 허련이 그 내용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 것이다. 가보지 않은 곳을 그려 금강산의 사실적인 모습과는 다르지만 특이한 것은 지두화로 그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금강산입구 장안사 일대를 남종화풍으로 그린 것이 이채롭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