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의 매력 중 하나는 의외의 물건이 일반에 눈에 등장한다는 점도 있다. 유교환(兪敎煥 1805-1857)은 기존의 『근역서화징』이나 『한국역대서화가사전』에도 이름이 올라있지 않은 조선시대 후기의 화가이다.
자는 문국(文國)이고 호는 혜산(兮山)이다. 30살 때인 1834년에 식년시 병과에 급제한 기록이 있고 이후 정언을 지냈다. 따라서 문인화가 중 한 사람이다.
No.129 유교환 <산수도> 지본담채 111x59cm 예상가 500만원부터
그림은 설경을 그린 것으로 문인의 소략한 필치에 담백한 인상이 앞선다. 하지만 대작인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그림 속 시는 당나라 시인 가지(賈至)의 「이시랑의 상주 부임을 전송하며(送李侍郞赴常州)」를 적은 것이다. 원문을 보면 그림에서 복잡한 산길과 물길을 그려 넣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y)
雪晴雲散北風寒 눈 개고 구름 흩어져도 북풍 차가운데
楚水呉山道路難 초나라 물과 오나라 산 길이 험하도다
今日送君須盡醉 오늘 그대를 보내며 마음껏 취하리
明朝相憶路漫漫 내일 아침에는 그리워해도 길은 멀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