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문양을 철채로 그린 것은 주로 계룡산 가마에서 출토된다. 따라서 철채로 나뭇잎 장식을 한 이 병 역시 계룡산 가마에서 제작된 것이다. 한 줄기에 동그란 나뭇잎 몇이 달린 것을 흔히 인삼잎에 빗대어 삼엽문(蔘葉文)이라고 하지만 이 경우는 그것과는 달라 어떤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와는 별개로 이 병이 눈길을 끄는 점은 고도로 수준 높은 장식성이다.
No.232 분청사기 철화삼엽문병(粉靑沙器鐵畵蔘葉文甁) 15-16세기 높이 30.5cm 추정가 4천만-6천만원
동체에 그려진 문양은 잎이 큰 나무를 심은 분재를 묘사했이다. 분청사기 문양에 분재 문양가 등장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조선초기의 대형 청화백자 항아리에는 간혹 있다) 그리고 면으로 표현한, 즉 몰골(沒骨)로 그린 것과 선, 즉 구륵(鉤勒)으로 그린 잎이 교대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 또한 드문 표현이다. 선을 그어 여백을 둔 위에 다시 고사리문양 같은 하나 넣은 것도 보통 이상의 감각성을 보여준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