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그려진 풍속화적 내용을 그림 가운데 중국과 일본에 없는 특별한 장르가 계회도(契會圖)이다. 계회도란 계모임을 그린 그림이란 뜻으로 같은 관청에 재직한 관리들이 기념 삼아 모임을 갖고 그려 나눠가진 것을 가리킨다. 16세기 중반에 처음 등장하는데 형식이 바뀌기는 하지만 19세기 후반까지 그려지는 유서 깊은 장르이다.
초기의 계회도는 이 그림처럼 삼단 구성이 특징이다. 윗부분에 전서(篆書)로 제목이 적히고 가운데 그림이 그려지며 하단에는 참석자의 명단이 적힌다. 이 명단 부분은 좌목(座目)이란 말도 쓴다.
Lot No.129 <비변사 문무낭관 계회도> 107.8x63cm 추정가 4,500만-1억원
이 계회도는 17세기 전반에 비변사에 근무한 문관과 무관의 중견관리인 낭관의 모임을 그린 것이다. 좌목에는 12명의 이름이 보이는데 전각 안에는 10명만 그려져 있다. 뒤늦게 나귀를 타고 나타나는 사람이 보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 사람이 부족하다. 멀리 북한산의 산성 모습이 보이는 것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