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에 통신사를 따라가 일본에 갔던 화원 화가 가운데 일본에는 그림이 전하지만 국내에는 전하는 그림이 없는 화가가 더러 있다. 함제건도 여기에 속한다. 그는 1650년대부터 1680년대까지 궁정 행사에 참여한 기록이 보이는데 그림은 일본에 남아있는 <묵죽도> 한 점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Lot No.144 함제건 <虎圖> 비단에 수묵 113.2x48.3cm 추정가 4,800만-8,000만원
이 그림은 산 언덕에서 포효하는 호랑이를 그린 것으로 줄무늬에 큰 눈, 날카로운 이빨은 보이지만 호랑이 전문화가의 그것으로 보기 힘든 점이 있다. 다만 드리운 나뭇가지 등에서 먹의 구사가 능숙하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아래쪽에 쓰인 ‘東巖(동암)’은 그의 호다. 그는 1682년 윤지완(1635-1718)이 이끄는 통신사 일행을 수행헤 일본에 갔다. 이 그림은 2013년 교토 고려미술관에서 열린 ‘조선통신사와 교토’전에 출품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