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정의 장식화조화 쌍폭이다. 중정 화조화의 뿌리는 명나라 초 궁정화가였던 여기(呂紀)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가 그린 화려한 채색으로 부귀, 장수, 태평성대 등의 상징성을 담은 새와 꽃을 그린 그림은 이후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도 전해졌다. 이 그림도 양식적으로 여기 화풍을 이어 받았다. 큰 화면에 나무를 한쪽에 배치하고 나무 아래와 가지에 큰 새와 작은 새를 쌍으로 그리는 것도 그렇고 좌우 대칭이 되게끔 배치하는 것도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다.
작자미상 <화조도> 쌍폭 97.8x45.3cm 추정가 1,400만~2,800만원
두 폭에 보이는 새와 화초는 대개 길상(吉祥)을 뜻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 뜻이 전하지 않는 것도 상당수 있다. 오른쪽 폭을 보면 부귀를 뜻하는 모란이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는 평안을 상징하는 국화가 그려져 있다. 새 역시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원앙 한 쌍과 태평성세를 알린다는 황여새로 보이는 새 한 쌍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다. 정교한 필치에 화려한 채색 구사는 솜씨 좋은 규장각 화원의 솜씨로 보인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