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환(金應煥 1742-1789)은 김홍도와 함께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도화서 화원이다. 또 정조가 규장각 직속이 왕실화원을 따로 뽑았을 때 거기에도 1차로 뽑힌 화원이기도 하다. 그는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과 영남 4군을 돌며 그림을 그려오라는 정조의 명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하는 그림은 30점을 넘지 않는다. 또 금강산 사생 인연 때문인지 전하는 그림의 상당수가 금강산 진경산수화이다.
김응환 <산수도> 1784년 지본담채 26x15.5cm 추정가 1,500만~3,000만원
이 그림은 그의 그림 중 몇 손가락에 꼽을 남종화풍 산수도의 한 점이다. 잎이 다 떨어진 고목이 지키고 서있는 강물에는 조각배 하나가 떠 있다. 김응환은 남종화풍 산수도를 거의 그리지 않아 시의도가 거의 없는데 이 그림은 두보의 시 「객정(客亭)」을 가지고 그렸다. ‘일출한산외 강류숙무중(日出寒山外 江流宿霧中)’는 오언율시 중 두 번째인 함련(頷聯)을 적은 것이다. 뜻은 ‘쓸쓸한 가을 산 위에 해 뜨고 강물은 묵은 안개 속을 흐른다’이다. 갑진에 그렸다는 연기도 복헌 그림에는 매우 드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