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하면 진경산수화를 떠올리지만 그는 애초에 남종화를 배운 뒤에 진경세계가 나아갔다. 초년에 그가 수련한 화보집은 17,18세기에 남종화를 조선에 전해준 루트중 하나였다.
강변에 낚시를 드리우는 어부를 그린 이 그림은 당시 전해진 중국화보에 흔히 보이는 <어부도>의 변형이다.
정선 <산수도> 견본담채 32.1x18.8cm 추정가 3,500만-5,000만원
중국에서 어부는 단순히 고기 잡아 생계를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 은자를 상징한다. 푸른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강가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어부의 모습은 겸재도 여러점 그렸다. 이 그림이 다른 점은 어부가 선 자세로 있는 점 정도이다. 먹선을 먼저 긋고 그위에 담채를 칠해 무성함을 나타내는 기법이나 멀리 보이는 마을의 기와집 지붕선이 선연한 것은 모두 겸재만의 숨길 수 없는 특징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