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궁궐도가 아닐 수 없다. 표현법은 어디를 보아도 낯설다. 여백이 하나도 없어 ‘궁궐의 밤풍경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특별한 그림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하겠지만 우선은 18세기후반 청을 통해 들어온 서양화법의 영향의 일단을 보여주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No.136 작자미상 <궁궐도> 견본채색 62.3x397.6cm 별도문의
분명 원본은 18세기초 중국에 파견된 이탈리아 예수회소속 선교사 화가들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청대 궁중에서 서양화 또는 동양화 물감을 사용해 서양식 원근법이 구사된 그림을 그렸는데 그 중에 궁궐도도 들어있다. 이 궁궐도에는 전통과의 절충도 보인다. 채색의 구사법과 평행사선구도는 전통적인데 이에 더해 색채 원근법이 더해져 기묘한 분위기의 이국 취향을 연출하고 있다. 여백이 없다는 것은 다분히 서양화법적 처리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