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그림의 특기 중 하나는 실은 초상화이다. 조선에는 나름대로 초상화가 발달할만한 여건이 충분했다. 왕실의 선원전에 반드시 역대 군왕의 초상을 그려 모셨다. 전국 각지의 서원에도 명현들의 초상을 모셨기 때문이다. 화원에게 초상 솜씨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No.134 작자미상 <홍학연(洪學淵) 초상> 견본채색 69.3x46.4cm 예상가 2,700만-4,000만원
그림 속 주인공인 홍학연은 본관이 남양 홍씨다. 1777년에 태어나 1852년 세상을 뜬 문신으로 자는 계습(季習), 호는 임간(林磵)이다. 1805년에 진사시에 1등5위로 급제했고 1813년에는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했다. 이후 이조참판, 도승지, 대사헌 등을 거쳐 공조판서를 역임했다. 그는 역대 사적과 전고에 널리 박통했다고 한다.
그림 속 주인공은 광대뼈가 강하긴 하지만 얼굴이 길다랗고 비릉(鼻陵)이 길고 분명해 유순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인상을 준다. 전통기법 위에 음영 처리 등 사실주의적인 표현이 더해져 19세기 전반기의 초상화 솜씨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표제 내용은 ‘資憲大夫工曹判書洪公學淵七十四歲影幀 子秉壽標題(자헌대부 공조판서 홍공 학연 칠십사세영정 자 병수 표제)’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