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팔경은 경상북도 평해에서 시작해 강원도 제일 북쪽인 통천까지 해안선을 끼고 펼쳐지는 8곳의 명승지를 묶어 말한 것이다. 팔경의 명승은 보통 정자나 호수를 가리키는데 평해 월송정, 울진 망양정, 삼척 죽서루,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고성 삼일포, 간성 청간정 그리고 통천의 총석정을 꼽는다.
이 그림에는 월송정 대신 들어가기도 하는 흡곡의 시중대를 별도로 넣었고 또 고성의 해산정을 더 추가해 10경이라고 이름했다. 시중대나 해산정은 겸재 정선의 관동 명승지 그림에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Lot No.145 작자미상 <관동10경 화첩> 지본채색 각 35x53.5cm 추정가 1,200만원~
관동팔경도는 19세기 이후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민화로도 다수 제작됐는데 이 그림은 그와는 달리 매우 특이하게 채색으로 그린 것이다. 각 명승지의 구도는 겸재 이래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여러 표현에는 특이하게도 궁중 회화의 표현방식을 계승하고 있다. 짙은 청록과 강한 적색 안료로 주변 산과 바다의 해를 표현한 것은 전형적인 궁중화풍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 바다나 호수의 수면에 연속되는 물결문양과 옅은 담청색으로 그린 것과 비록 매너리즘 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궁중 회화에 보이는 흰 포말의 물가의 파도 표현은 수묵담채의 민화보다 한 단계 높은 격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