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질첩의 유질(愈疾)은 산수를 좋아하는 고질병을 낫게 해준다는 뜻이지만 요즘식으로 재해석하자면 작품수가 별로 없는 조선회화의 고질적 한계를 보충해준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자료이다.
유질첩에는 18세기에 활동한 이인상, 김윤겸, 김희겸 등 유명화가 이외에 기록에 이름만 전하던 무명 화가의 그림이 다수 들어있어 관심을 끈다.
Lot No.137 이인상 외 유질첩-곤(愈疾帖-坤) 지본담채 22.5x16.4cm 추정가 5,000만~8,000만원
사진은 겸재 화풍이 뚜렸한 신재 황장(愼齋 黃徵)의 <산재추우(山齋秋雨)>
32점의 작품은 유명화가로 치면 18세기의 대표적인 문인화가 이인상(李麟祥) 1점, 정선의 스승인 김창업의 서자이자 문인화가인 김윤겸(金允謙) 1점, 영조시대 초상화의 대가로 손꼽힌 화원화가 변상벽(卞相璧) 4점, 정선의 제자로 정선화풍을 계승한 김희겸(金喜謙) 4점, 1747년 통신사를 수행해 일본을 다녀온 이성린(李聖麟) 4점 등이다.
그 외에 이윤급(李胤汲) 3점, 최순성(崔舜星) 1점, 황장(黃徵) 4점, 이수몽(李壽夢) 2점, 권정현(權正賢) 2점, 안사수(安士受) 1점, 안호(安祜) 1점, 지종한(池宗漢) 2점 그리고 작자미상 작품 2점이다.
작은 편화들로 구성돼 있지만 미술사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자료적 가치는 말할 수 없이 높다. 아울러 이 첩의 표제에 곤(坤)이라고 돼 있어 이후라도 건(乾)첩의 발견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