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백자로 장수를 기원하는 수(壽)자를 쓰고 그 주위를 마치 원형 장식창(裝飾窓)을 연상시키듯 박쥐 두 마리로 아래위를 감싼 모습으로 그린 특이한 병이다. 더욱이 박쥐는 당시 매우 귀한 장식 안료인 진사(辰砂, 산화동)을 썼다.
수자의 측면에는 꽃이 활짝 핀 매화를 그려 넣었는데 여기에도 청화 안료로 매화 가지를 그리고 소담스런 매화 꽃을 진사로 그렸다. 크기는 중형으로 그다지 크지 않지만 입 주변(구연부)과 굽에 청화로 뇌문과 장식선을 넣어 한층 격(格)을 높였다.
Lot No.186 백자청화 진사수매화문병(白磁靑畵辰砂壽梅花文甁) 높이 26.8cm 추정가 7,000만~9,000만원
壽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박쥐와 매화꽃 역시 모두 축복을 기원하는 상징물이다. 박쥐는한자로 편복(蝙蝠)이라고 쓰는데 편복의 복자는 동음이자인 복(福)을 상징한다. 조선후기이후 도자기 문양에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렇게 수자를 감싸는 형태로 그려진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 도자기의 정확한 명칭을 달리 생각해보면 ‘백자 청화진사 박쥐매화문 수자명 병’이라고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