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對日)수출용 화가란 명칭은 근래 연구를 통해 조선후기에 부산을 중심으로 일본의 주문이나 요청에 의해 그림을 그렸던 화가를 지칭하는 용어로 정착하게 됐다. 이들 화가의 작품을 가리는 기준의 하나로는 그림 속에 마치 원산지 증명이라도 하듯 ‘조선(朝鮮)’ 또는 ‘조선국(朝鮮國)’이라는 낙관을 적어놓은 것이 꼽힌다.
이 그림에도 ‘조선 송수관(朝鮮 松水館)’이란 낙관이 그림 왼쪽 아랫부분에 보인다. 위쪽에 쓰인 화제에도 ‘조선 청옹평(朝鮮淸翁評)’이란 낙관이 보이는데 이는 1773년 태생의 문인 청옹 진동익(陳東益)이 쓴 것이다.
Lot No.172 김달황 <월매도> 견본수묵 90.5x36cm 추정가 300만~500만원
송수관이란 호는 그동안 이런 대일수출용 그림에만 보여 한동안 본명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한국회화 컬렉션도록인 유현재(幽玄齋)도록에 김달황(金達晃)으로 소개돼 있어 이후 김달황으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생몰년도는 알 수 없고 구체적인 활동 내용도 거의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주박물관 그리고 유현재 컬렉션에 그의 작품이 있다.
이 그림은 그가 그린 묵매화로서 대나무밭에 우뚝 솟아있는 매화나무를 그리면서 달빛에 엉킨 매화 가지를 운치 있게 그린 것이다. 단원 화풍을 추종한 여타 화첩에 보이는 분위기와는 사뭇 취향을 달리하는 묵매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