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1752-1800)는 문예군주답게 조선시대 어느 국왕보다 많은 서화 유작을 남겼다. 또 주변 여러 사람들과 많은 서신을 주고받아 간찰쪽 유물도 많다. 이 어필첩 역시 간찰첩의 하나다. 어려서부터 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것이다. 여흥 민씨는 정조의 외할아버지인 홍봉환의 큰 아들인 홍낙인의 부인이다. 이 간찰첩은 총 17점으로 이뤄져 있으며 한글이 14점이고 한문이 2점이다. 그 중에서 편지 외에 세손 시절의 정조가 쓴 글씨 2점도 들어있다.
No.204 정조 <국문 어필첩> 44.5x31.5cm 별도문의
세손시절의 글인 예필(睿筆)은 ‘孝忠仁義福壽(효충인의복수)’를 어린이 글씨로 쓴 것이다. 또다른 예필 간찰은 ‘叔母主前(숙모주전)’이라고 한 뒤 ‘상풍의 긔후 평안오신 문안 아고져 라오며 뵌온 디 오래오니 섭〃 그립와 다니 어제 봉셔 보고 든〃 반갑와 오며 한아바님겨오셔도 평안오시다 온니 깃브와 ᆸ이다 元孫(원손)’이라고 적었다.
군데군데 글자를 빼먹어 보충한 곳과 지우도 다시 쓴 곳도 있어 어린아이다운 천진함을 절로느낄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