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이 심한 청자이지만 매력적인 문양이 특징이다. 문양은 크게 3단 구성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와 같은 구성은 원대 자기에 보이는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단과 하단은 연판문을 돌렸다. 가운데 크게 남겨진 여백을 대상으로 대나무에 매화끛이 핀 매죽문을 새겼다. 이들 위쪽으로는 마치 빗방울을 머금은 것처럼도 보이는 구름문양이 보개형 드리개 안에 새겨져 있다. 여기에는 검은 부리와 검고 긴 발이 보이는 학도 있어 전체적으로 운학문을 나타냈다.
No.206 청자 상감진사죽문 매병(靑磁象嵌辰砂竹文梅甁) 높이 31.5cm 별도문의
대나무는 가느다란 줄기에 인상적인 잎이 흑상감으로 표현돼있다. 매화는 백상감 처리를 했다. 이 청자의 하이라이트는 대나무 사이로 보이는 흰 매화가지에 매달린 붉은 꽃이다. 꽃은 동글동글하게 모두 진사로 처리됐다.
고려시대에 도자기에 색을 내는 방법은 상감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진사를 바르는 외에는 없었다. 상감에 쓰이는 백토와 자토는 흔히 구할 수 있지만 붉은 색을 내는 산화동은 당시 금만큼 비싸고 귀한 재료였다. 따라서 진사채 문양이 들어간 청자는 더할 나위 없이 귀했다. 다 깨진 것을 수리해 붙여도 볼만한 자료가 되는 것은 매죽문의 흔치 않는 문양과 이 진사의 위력 때문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