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작지만 완전한 조형을 갖추고 있는 고려시대 범종이다. 작은 범종의 경우는 상하단의 장식 문양이 간략하게 처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종은 그에 비해 상대와 하대에 굵고 분명한 뇌문을 두르고 있다. 유곽(乳廓)과 유두(乳頭)도 크기에 비해 뚜렸하다.
No. 285 청동 범종(靑銅梵鐘) 고려시대 높이19.3cm 추정가 3,500만-6,000만원
무엇보다 특징은 동체에 새겨진 여래 문양이다. 범종은 당좌(撞座)의 측면에 천의를 흩날리는 주악비천상이 새겨져 있는 게 대부분이다. 즉 불법이 전해지듯 종소리도 비천의 주악소리와 함께 널리 전파될 것을 상징한 것이다. 반면 이 종에는 주악비천상 대신 결가부좌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합장인(合掌印)의 여래 모습이 장식으로 되어 있다. 특이한 문양만큼 보존 상태도 뛰어나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