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적으로는 다소 볼륨이 있다. 문양은 품위가 있으면서도 격조를 띄려 애썼다. 팔각으로 떠낸 측면에는 돌아가면서 팔괘를 그렸다. 팔괘는 우주의 섭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의 욕심 또한 모두 그 속에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즉 안분자족(安分自足)의 함의가 담겨있다.

No.265 백자 청화산수인물문 팔각연적(白磁靑畵山水人物文八角硯滴) 11.5x6.5(h)cm 19세기
추정가 3,500만~5,000만원

그 위쪽에 넓은 수면을 배경으로 산수에 인물 그리고 누각이 그려져 있다. 문인들이 이름난 명승을 찾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뛰어난 경치 속에 우주의 조화로운 이치를 깨닫고 자신 속에 잠들어 있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성정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연적 윗면을 넓게 사용해 그린 그림은 산수누각인물에 해당한다. 그러나 넓은 수면과 인물, 누각 등의 소재는 조선후기 국내에도 유명했던 전당강(錢塘江)의 조수역류를 그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