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담아먹는 음식은 건강 때문만 먹는 것은 아니다. 맛도 있어야 하고 분위기도 그럴 듯 해야 한다. 더욱이 접시가 볼만하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렇지만 볼거리를 만든답시고 잔뜩 화장을 하면 너무 되바라져 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No.192 백자청화연지어문접시 (白磁靑畵蓮池魚文楪匙) 19세기 지름 17.3cm 높이 3.3cm 추정가 2,000만~3,000만원
이 접시를 만든 도공이 생각해낸 컨셉은 연못안에서 본 풍경이다. 큼직하게 연꽃이 피어있고 한 쪽에는 연못가에 서있는 괴석이 물속에 거꾸로 비쳐있다. 그리고 물속에는 큰 물고기 2마리와 새우가 한 마리 헤엄치고 있다. 괴석은 장수를, 물고기는 풍족한 생활을 상징한다. 딱딱한 껍질에 싸인 새우는 흔히 과거의 갑(甲)으로 급제하는 것을 뜻한다. 벼슬길이다.
이 접시의 그림은 여기 차려진 음식을 드시고 부디 높은 벼슬에 올라 행복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시라는 뜻이 된다. 이 접시는 농담에 강약 그리고 빠른 필선으로 그 평범한 행복의 뜻을 재현하고 있어 가히 일품급에 속한다 할만하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