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은 도자기 제작에도 큰 영향이 미친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對중국 무역에 지장을 초래하면서 당시 최고급 안료였던 코발트블루의 수입이 제한됐다. 따라서 대체물로 고안된 것이 철화 안료이다. 석간주에 포함된 산화철을 도자기 그림재료로 쓴 것이 철화백자이다.
이 시대에 제작된 철화백자 항아리에는 운용문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궁중용으로 관요에서 제작한 항아리에 그려진 구름 속의 용이 위풍당당하고 위엄에 가득 찬 모습이라면 민요에서 제작된 것은 유머러스한 표현이 일품이다.
No.73 백자철화 운용문 호(白磁鐵畵雲龍文壺) 17세기 높이 39.5cm 별도문의
이 항아리는 마치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은 절묘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위에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주둥이를 마치 병처럼 길게 잡아 뽑은 특이한 형태이다. 백자철화 항아리 가운데 이처럼 목이 길고 목 아랫부분에 두 줄기의 돋음 테를 두른 경우는 이제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다.
유머러스한 표현에 더해 특이한 형태에서 눈길을 뗄 수 없는 항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