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가 난숙기의 정점을 찍고 막 하강하려할 무렵에 제작된 대접이다. 기법상 화려하기 이를 데가 없다. 대접 안쪽에는 모란꽃에 달려드는 앵무새가 꽃마다 쌍으로 그려져 있다. 또 그 사이에 벌들이 날아들고 있다. 그런데 이 문양이 모두 상감 기법 중에서도 고급으로 치는 흑백의 면(面)상감이어서 눈길을 끈다. 물론 대접의 구연부에는 선(線) 상감의 뇌문띠가 있다.
No.123 청자 상감모란문 대접 지름 20.3cm 1,200만-1,500만원
그리고 측면을 보면 선 상감을 두 번 돌려 창(窓) 문양을 만들고 그 속에 다시 모란꽃을 새겨 넣었다. 여기도 흑백의 면상감이다. 굽 주변에는 연판문을 둘렀는데 이번에는 흑백의 선상감이다. 이와 같은 복잡한 기교는 청자 난숙기 직후의 특징이다. 곁들여 말하자면 이를 넘어서면 연판문 같은 것은 새겨놓은 도장을 찍어서 처리하는 인화문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