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를 구울 때 불 조절을 잘못 하면 산소가 들어가 기대하는 환원 소성이 이뤄지지 않는다. 즉 산화되는 것이다. 그 결과 이 도자기처럼 변색된 청자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변색된 청자는 보통 관심 밖에 놓이기 쉽다. 단 이 완은 좀 더 관찰할 데가 있다.
No.120 청자 양각포도문 완 지름 17.5cm 300만-500만원
우선 기법적으로 탁월한 솜씨가 구사돼 있다. 그릇 안쪽을 보면 틀을 만들어 찍어 문양을 도드라지게 보인 양각 기법이다. 굽 살짝 아래쪽에는 덩굴 문양을 선(線) 상감으로 돌렸다. 그리고 밖을 보면 모란꽃을 잎과 꽃을 구분해 한 쪽은 흰 백토 다른 한쪽은 자토를 사용해 이른바 흑백 상감으로 나타냈다.
색깔의 유감만 없다면 기법상으로는 꾼의 영역에서 즐길만한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