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로 유행하는 테마가 있기 마련이다. 조선시대 말기에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한 유행 테마 중 하나가 괴석이었다.
돌은 영원히 변치 않는 불변을 상징한다. 따라서 장수를 뜻하는 이미지로 많이 그려졌다. 조선말기 특히 문인화가들이 돌을 그린 것은 이외에 다른 의미도 있다. 붓을 다루는데 있어 바위를 그려보는 것 이상은 없다는 화학설(畵學說)에 따른 것이다.
No.150 김유근 <괴석도> 종이에 수묵담채 66x28.5cm 추정가 500만~1,000만원
안동김문 출신의 김유근(金逌根, 1785-1840)은 추사 김정희와 친분이 두터웠다. 뿐만 아니라 당쟁의 위기 속에 추사의 목숨까지 구해주기도 했다. 문인화가로서 전하는 그림은 그리 많지 않다. 산수화 몇 점과 한두 점의 괴석도 정도이다.
이 그림은 농담의 변화가 뚜렷한 먹 선을 반복하면서 괴석의 굴곡과 석공을 입체감 있게 묘사했다. 한가한 시간에 돌을 오래 쳐다보면서 그렸음직한 분위기이다. 화제 역시 ‘石不能言花無語 片石對坐寫奇姿(석불능언화무언 편석대좌사기좌)’로 ‘돌은 말을 못하고 꽃도 말이 없는데 편석 하나를 마주해 그 기이한 모습을 그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