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 한호(石峯 韓濩, 1543-1605)의 글씨가 유명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자관으로 행정 실무로 쓴 글이 많아 의외로 감상용 글은 많지 않다. 더욱이 낙관이 들어있는 것은 더더욱 적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행서, 해서, 초서가 망라된 감상용 필치가 3첩이나 보존돼온 것은 퍽 이례적이 아닐 수 없다.
No.190 한호 <석봉서 필첩> 3권 각 38x24cm 추정가 7억부터
천지인(天地人)으로 나뉜 서첩에는 106면에 글씨가 들어있다. 내용은 해서로 쓴 상소문에서 유명 시구, 글 등 다양하다. 시는 이백의 시를 옮겨 쓴 것이 가장 많고 그 외에 유우석, 고적 등의 시가 있다. 그리고 소동파 글은 시구 외에 전후 출사표를 옮겨 적었다.
이 서첩은 다양한 서체로 석봉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서첩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