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6월26일 제128회 경매 No. 228 정선 <고사관수도>
정선鄭敾(호는 겸재謙齋, 1676-1759)은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은 당시 막 유행하고 있던 중국남종화를 철저히 익힌 화가였다. 남종화는 사실적인 정교한 묘사나 재현을 중시하기보다 마음속 이상향을 적절히 표현하고자 한 화풍이랄 수 있다.
No.228 정선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지본수묵 폭 67.5cm 추정가 4,000만~7,000만원
지팡이를 쥔 고사가 깊은 산속을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내용은 유교적 물의 이미지와 깊은 자연속이라는 상징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다. 유교에서 흐르는 물은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즉각 떠올리게 한다. 물이 쉼 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더 나은 경지로 오르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고 정진精進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이 그림속의 깊은 산속은 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된 삶을 동경한다는 문인적 삶의 지향을 나타낸 것이다. 겸재謙齋는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에 조선 화단에 새로 그려지기 시작한 부채 그림을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