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6월26일 제128회 경매 No. 243 준천갱진첩
갱진賡進이란 말은 임금의 시에 대해 신하들이 화답해 시를 짓고 이를 다시 임금에 바친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이 화첩은 영조가 청계천 준설을 마친 뒤에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푼 그림과 이때 지어진 임금과 신하들의 시를 모아 한데 꾸민 것이다.
영조는 1760년 봄 창덕궁 부용지昌德宮 芙蓉池 옆의 영화당朠花堂에서 청계천 준설에 공이 있는 신하들을 모아 친히 음식을 하사했다. 이때 그려진 그림이 화첩 첫머리에 있는 <영화당 친림사선도朠花堂親臨賜膳圖>이다. 그리고 자신이 시를 한 수 짓고 신하들도 따라 짓게 했는데 그 숫자가 25명에 이르렀다. 이때 만들어진 화첩의 원본은 궁에 보관하고 별도로 25개 화첩을 만들어 각각 신하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화첩은 그 중 하나로 추정된다.
No.243 <준천갱진첩濬川賡進帖> 지본담채 24.6x37.5cm(21pages) 1,000만~2,000만원
<영화당친림사선도>는 부용지를 등지고 연회가 벌어지는 모습이 그린 것이다. 차일이 처진 어좌에는 산수 병풍이 둘러쳐져 있으며 그 아래로 음식상을 받은 신하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차일 밖으로는 근위 무사들이 밖을 경계하며 호위중이다. 차일과 신하들이 앉은 연석은 원래 호분으로 하얗게 칠한 듯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검게 변색이 됐다.
현재 전하고 있는 <청계어전준천도>와 짝이 되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