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23일 실시: 서울옥션 婚禮 & KIDS No.141 작가미상 <나한도 초본>
옛 그림에는 화본을 따라 그린 그림들이 상당수 있다. 특히 전통이 중시되거나 정통성을 강조하는 데 쓰이는 그림에는 이처럼 전래되는 화본을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화본은 또다른 미술사의 뒷얘기를 말해주는데 탁월한 기량을 갖춘 화가의 존재이다. 솜씨가 뛰어난 화가는 당대에 자신이 필요한 화본을 직접 그려 썼을 뿐아니라 주문을 받고서 다른 화가들을 위해 화본을 그려주기까지 했다.
작자미상 <나한도 초본(羅漢圖 草本)> 지본담채 133x60.6cm 추정가 7,000만~1억원
이 나한도 초본 역시 상당한 솜씨의 주인공이 그린 것이다. 큰 종이 위에 이처럼 자유자재로운 필치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증거이다. 자세히 보면 5,60cm가 쉬지 않고 이어져 있는 강인한 선이 보인가. 필력이란 바로 이런 것을 가리킨다. 현재 전하는 조선중기 무렵의 나한도 초본이 소폭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괄목할 만한 자료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