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3월27일 실시; K옥션 봄경매 No.105 정선 <취미대(翠微臺)>
진경산수의 대가 정선(鄭敾, 1676-1759)은 금강산 뿐 아니라 서울의 북악산 일대도 진경산수화도 다수 제작했다. 이 그림은 그 중 하나로 북악산 중턱 약간 높은 곳에서 경복궁 뒷담쪽을 바라본 실제 풍경을 그린 산수화다. 이 근방은 취미대라고 불렸는데 겸재가 이곳을 그린 것은 몇 점이 전하고 있다. 이 그림도 그 중 하나이다. 위치로 보면 멀리 보이는 산은 남산이고 그 오른쪽으로 산봉우리가 삐죽 삐죽한 채로 음영만 그린 것은 관악산이다.
정선 <취미대(翠微臺)> 견본담채 20x31.5cm 추정가 7,000만~1억2,000만원
특이한 것은 경복궁 담장 안쪽의 소나무밭에 무리를 이룬 수십 마리의 해오라기를 그려넣은 점이다. 산수화가 겸재는 화조가를 그다지 많이는 그리지 않았다. 따라서 그림속에 해오라기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들 해오라기는 백분 붓을 한두 번 찍은 것만으로 소나무 위에 앉은 것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는 것 그리고 앉으려는 것 등이 다양하게 표현돼있다. 세필 묘사로 화면에 액센트를 주는 것은 겸재의 특기이다.
경복궁 담 뒤와 북악산 사이의 평지에 동자를 데리고 나귀를 타고 가는 선비 역시 흰 도포 차림인데 이 역시 백분을 사용해 강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