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도자기가 다기로 쓰이게 된 것은 다도 취미가 남달랐던 일본인들의 시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조선의 다기를 바라보는 미적 감각과 평가는 일반 도자기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형태와 색 이외에 차를 마실 때 느껴지는 실제적 감촉이 미적 평가에 포함된다. 손으로 다기를 감싸안을 때의 느낌 다기에 입을 땔 때의 감촉 등이 모두 미적 감상의 대상이 된다.
No.41 분청사기 덤벙문 완(粉靑沙器粉粧文碗) Pun'Chong Bowl 지름 12.7cm 조선시대
덩벙문이란 초벌구이를 한 뒤 그릇을 거꾸로 쥐고 백토 물에 담가 이른바 백토 화장을 시킨 것을 말한다. 이 다완은 여기에 쓰인 백토가 밝으며 강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백토 분을 발라 화장을 하지 않은 맨 몸통에 보이는 태토는 회색 계열인데 이런 특징을 보이는 것들은 전라남도 무안 일대에서 많이 제작되었다. 따라서 이런 양식과 특징을 보이는 것을 가리켜 흔히 무안 다완이라고 부른다.
몸통 군데군데 백토에 담그기 위해 잡았던 손자국이 희게 남아 있는 것도 이 다완의 주요 감상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