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천지현황 도자기’라고 불리는 백자가 있다. 이들 도자기를 보면 굽 안쪽에 뽀쪽한 것으로 새기듯이 천(天), 지(地), 현(玄), 황(荒) 중 어느 한 글자가 쓰여 있다. 옛 책에 원, 형, 이,정(元亨利貞)이라고 권수를 표시하듯이 천, 지, 현,  황 역시 당시 도자기를 제작할 때 쓰던 관리번호 같은 것이다. 이런 관리 번호가 쓰인 도자기는 광주의 관요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서 모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7회 마이아트옥션(2012년 9월13일) 출품 No.129
 지명 접시(白磁地銘楪匙) 16세기 높이 6.5cm 지름 21.5cm 

 

광주 번천리 일대에서 한 세대 남짓한 시기에만 제작되었던 때문에 특별히 이처럼 암호식 애칭을 붙여 소중히 여긴 것이다. 그것은 번천리 일대에서 구워진 천지현황 도자기는 태토의 질이 아주 뛰어나 투명한 유약 안쪽에서 몸체의 밝고 부드러운 색이 은은하게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천지현황이라고 쓰인 도자기의 기형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대접 종류가 특히 많다. 이같은접시 형태는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