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암 강세황(1713-1791) <시고(詩稿)> 종이에 먹, 29.3x16.8cm
칸옥션 제26회 미술품 경매 2023.3.10
낙찰가 260만 원
표암의 행서 글씨. A4 복사용지 만한 종이에 단정하게 시를 적었다.
胸中萬卷書 一字用不著 歸來始太息 竟是爲農樂
가슴 속 만권 책 있어도, 한 글자도 저술에 써먹지 못하네.
돌아와서야 한숨을 쉬노니, 결국 농사짓는 즐거움뿐이로세.
남송 때 육유(陸游, 1125~1210)의 시 「추흥(秋興)」이다. 육유는 열두살 때부터 시문에 능했다고 하고 평생 지은 시가 일만 수에 다다른다고 하는데도, 가슴 속 말을 다 쓰지 못했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표암도 그에 못지 않은 열정맨이었으니 아마 동감하며 옮겨 적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