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한 본(本)이 회화 작품의 주제이고 다른 일체의 생물과 무생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상하가 절단되어 줄기나 잎이 화면에서 자리잡은 형태와 나무 껍질의 표현이 더욱 강조된다.
1미터가 넘는 화폭에 과감한 구도로 표현된 단원 김홍도의 <노송도>는 조선 후기의 수묵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압도감을 준다. 비틀리고 박락된 나무 줄기에서 노송의 끈질기면서도 강인한 기개가 잘 드러난다. 지난 26일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 4억 2천만원에 낙찰됐다.
제41회 마이아트옥션 메이저경매(2021.08.26) Lot. 36
김홍도(1745-1806?) <노송도老松圖> 종이에 수묵담채, 105x53.5cm
추정가 4억 ~7억 원/ 낙찰가 4억 2천만 원
소나무가 단독 화재로 쓰인 것은 조선 후기부터로, 겸재 정선을 비롯한 몇몇의 화가가 소나무의 풍취를 빌어 화면에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이번 경매의 출품작은 옥션 측에 따르면 일본에서 소장되어 있다가 국내로 들어온 작품이라고 한다. 빈 공간에 단출하게 적힌 화제는 “子落還如九轉丹”, ‘솔방울이 떨어져 구르니 구전단 같구나’라는 의미다. 구전단九轉丹, 또는 구전금단은 도교에서 쇠와 돌을 아홉 번 녹이고 굴려 만드는,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약이다.
이번 경매의 출품작은 옥션 측에 따르면 일본에서 소장되어 있다가 국내로 들어온 작품이라고 한다. 빈 공간에 단출하게 적힌 화제는 “子落還如九轉丹”, ‘솔방울이 떨어져 구르니 구전단 같구나’라는 의미다. 구전단九轉丹, 또는 구전금단은 도교에서 쇠와 돌을 아홉 번 녹이고 굴려 만드는,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약이다.
나무의 표현에서 특히 인상적인 필치를 보이는 김홍도의 경우 소나무가 중심 제재가 되는 몇몇 작품을 남겨 이 작품과 비교할 만하다. 잘 알려진 <송하취생도>(고대박물관 소장)에서 밑동과 윗부분이 잘린 소나무가 화면 중앙을 차지하게 그렸는데, 위를 향해 뻗어 나가다가 상단에서 꺾이며 돌아내려오는 줄기의 표현이 주목된다.
김홍도 <송하선인취생도> 종이에 수묵담채,109x55cm, 고려대학교박물관
간송미술관 소장의 두 점의 소나무 그림 또한 노송의 일부를 확대하여 서정적이면서도 문기(文氣)를 드러내는 절묘한 솜씨를 볼 수 있다.
김홍도 <노송괘운(老松掛雲: 늙은 소나무에 구름이 걸리다)> 종이에 수묵담채, 23.0x27.4cm, 간송미술관
김홍도 <노송영지(老松靈芝)> 종이에 먹, 106.8x71.2 cm, 간송미술관
이 그림의 화제시에서도 구전단이 등장한다. "뿌리 깊으니 천년 된 호박을 생각나게 하고, 솔방울 떨어져 구전단으로 돌려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