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5 칸옥션 미술품경매 Lot. 068
겸재 정선, <총석정叢石亭>, 비단에 수묵담채, 28.7x22.4cm
낙찰가 1억 원
관동팔경 가운데 북한에 있어 가보지 못하는 곳이 두 곳 있는데 그 중 한 곳인 총석정은 가장 북쪽 통천에 있고 현재 북한의 제13호 명승지와 제214호 천연기념물이다. 금강산 여행의 초입이거나 마무리가 되는 곳이며 해돋이 명소였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금란굴 돌아들어 총석정에 올라가니/ 백옥루 남은 기둥 다만 넷이 서 있구나/ 공수가 만든 작품인가/ 조화를 부리는 도끼로 다듬었는가/ 구태여, 육면(六面)으로 된 돌기둥은 무엇을 본떴던고?’ 라고 읊기도 했다.
총석정은 돌기둥 위에 지은 누정의 이름이었지만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주상절리 지형의 지역 전체를 일컫게 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시로 읊었고, 정선, 김홍도, 이인문, 이재관, 김규진 등 이름난 화가들이 총석정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다. 정선이 그린 총석정 그림은 간송미술관 소장의 《관동명승첩》, 《해악전신첩》 등이 잘 알려져 있고, 이 외에도 여러 점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칸옥션 미술품경매에서 1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한 정선의 <총석정>은 정자가 세워진 절벽, 돌기둥들이 우측 중앙과 하단에 펼쳐지고 멀리 보이는 원경의 낮은 언덕을 길게 빼서 수평선을 대신해 화면 상단과 가운데가 바다로 가득 차도록 했다. 해안에 밀려오는 리듬감 있는 물결과 포말, 두 선비와 시동들을 그려 넣어 장소의 풍취를 더했다. 실제 총석정 풍경과는 차이가 있어서 구도를 위해 편집된, 사의적인 면이 많은 진경산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