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웹사이트에서 진행된 2019 서울옥션 8월 온라인경매에서, 박항섭의 유화 <누드>가 12번의 응찰을 거쳐 830만원에 낙찰됐다. 시작가는 5백만원. 

박항섭은 황해도 출신의 서양화가 1세대로, 구상 계열의 자유롭고 개성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주었다. 1941년 해주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도쿄의 가와바다화학교(川端畵學校)에 입학하여 1943년에 졸업했다. 가와바타 미술학교는 박영선, 정현웅, 구본웅, 김경승 등 한국 유학생들이 거쳐 간 미술 전문학교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화가를 배출한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박항섭은 고등학교 미술교사, 서라벌예술대학 강사를 지냈고, 1971년 제2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추천작가상을 받았다. 이후 국전, 한국미술대상전, 중앙미술대상전, 동아국제미술전 등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환상적인 이미지를 화면에 펼치면서 꿈이나 무의식, 또는 고향과 자연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상과 같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거친 붓질과 대조적인 색감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작품 <누드> 또한 꿈의 한 장면 같은 환상적인 화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