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보살 그리고 팔을 치켜든 인왕상이 먼저 보인다. 그 옆에는 얼룩 반점이 노랗게 찍힌 해태도 큼직하게 그려져 있다. 뿐만 아니다. 인왕상 옆으로는 선명한 눈동자의 봉황 두 마리가 뒤엉켜 있다. 이 모두는 멀리 겹쳐 있는 산위로 둥근 해가 떠오르는 배경에 겹쳐 있다.오른쪽 위에 관서가 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게끔 해서 ‘사천삼백이십년 박생광, 신기루두번 경주 토함산해돋이’라고 쓰여 있다.
박생광 <토함산 해돋이> 종이에 채색 136.8x139.3cm
한글로 쓴 관서(款書)도 남다르지만 여러 채색 뒤엉키듯 겹친 표현법 역시 전통 그림에서는 보기 힘든 색다른 면모이다. 더욱이 어느 부처님을 옆모습의 프로필 포즈로 그린 화가가 있었던가. 박생광은 전통 채색의 재발견한 공이 칭송되는 화가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면 구성과 구도에도 새로운 시도를 도전했다고 볼 수 있다. 경주라는 장소성이 돋보이는 것도 이 그림의 매력이다. 낙찰가 3억1천만원은 박생광 그림의 경매 최고가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