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증맞은 개구리 두 마리가 인상적인 연적이다. 각각 소임이 다르다. 하나는 출수구(出水口)를 맡았고 다른 하나는 바람구멍을 책임지고 있다.
더 특이한 것은 윗면의 그림이다. 영락없는 관폭도이다. 계곡 건너편 절벽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가 내리꽂히고 있으며 반대편 둔덕에는 죽장을 쥔 채 걸터앉아 이를 즐기는 고사의 모습이 보인다. 관폭도는 말할 것도 없이 뜻을 가탁하는 문인화의 대표적 소재이다.
백자청화 산수인물문 사각연적 9.8x7.2x5.7(h)cm 낙찰가 1700만원
문인, 사대부들의 사소한 사치를 반영한 이런 연적은 19세기 들어 크게 성행했다. 문인 취향의 그림이 문양으로 동원되는 것도 그런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관폭도가 도자기 연적에 그려진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12월13일에 열린 서울옥션 제146회 미술품경매에 출품돼 1700만원에 낙찰됐다. 추정가는 1600만원에서 3000만원이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