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비극적 역사에 희생된 명성황후(1851-1895)가 조카에서 보낸 한글 편지가 12일 K옥션 경매에서 900만원에 낙찰됐다.(수수료 별도) 명성황후 관련간찰을 지금까지 많이 알려졌으나 대부분 궁녀들에게 대필시킨 것으로 친필은 의외로 적다.
명성황후 <한글 편지> 종이에 먹 26.2x29.2cm 900만원 낙찰
이는 조카 민영소(1852-1917)에게 보낸 것으로 단정한 글씨체가 명성황후 성격의 일단을 말해준다. 안부 인사와 인사에 대한 자신의 의중을 전한 내용이다. 1894년 전후한 어느 초겨울에 쓰인 듯 내용 중에 ‘갑기 날씨가 추워졌고 첫눈이 내렸다’는 글귀가 있다. 추정가는 1천만 원이었으나 조금 낮은 900만원에 낙찰됐다. 다음은 현대어로 옮긴 내용이다.
“편지 보고 밤새 무탈한 일 든든하며 여기는 임금 문안도 아주 평안하시고 세자 침식 기거 범절도 태평하고 태평하니 두 손 모아 빌며 나는 매한가지다. 오늘 날씨가 갑자기 춥고 첫눈이 오니 이제 겨울날이다. 경상감영에서는 무사하니 다행이며, 경상감사 자리를 옮기는 것은 그러하나 전라감영 일이 점점 잘 안되니 답답하다. 이조판서는 그렇지 않은 일이 있어 정태호가 이미 지냈기에 아직 안 시키고 수일 후에 너를 시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