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A-옥션(대표 서정만)이 근대화단 200년을 아우를 근현대 고미술품 210점을 가지고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올해 마지막 메이저 경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깊어지는 가을 바쁜 마음에 쉼표를 찍고 취향에 맞는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추정가 총액은 25억여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그야말로 초기 서양화단을 주름잡던 거장들의 빅매치가 예상된다. 하인두의 ‘빛의 회오리’(캔버스에 유채, 130.3 x 193.9 cm (120), 1989, 추정가 5,000만원~8,500만원)는 말기에 제작한 작품으로 화면은 빨강과 파랑 의 갖가지 원색의 어우러짐과 엄격한 형식 질서를 부여하고 그가 색을 빛으로 치환하려는 열망이 중세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킨다. 종교적인 상승감을 형상화한 듯한 대작이다.
동양화에서는 겸재정선의 ‘야수소서도’(비단에 수묵담채, 21 x 23.7 cm, 추정가 1,500만원~3,000만원)가 눈에 띈다. 인물중심으로 구성된 이 그림에서 화면 우측을 채우고 있는 노송 아래 무릎을 꿇고 비서를 전하고 있는 극적인 순간을 묘사한 구성법과 '겸재준'을 사용하여 부드러운 필치와 풍부한 농묵의 묘를 잘 살려낸 수작이다.
이 밖에도 故김전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시절 제10대국회부의장이였던 고흥문 선생의 추모 일주년을 기리면 쓴 휘호 ‘애국단심 실사구시’(종이에 먹, 40 x 31 cm, 1999, 추정가 1,000만원~1,800만원)가 경매사상 최고가로 낙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밖에도 윤중식, 사석원, 조덕현, 변종하, 최영림, 이왈종 등 블루칩 작가들과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운보 김기창, 천경자 등 경매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동양화 작가들의 작품까지 선보인다. 이번 경매장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현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 화단의 역사와 거장의 근·현대적 발자취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시대정신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경매 작품의 전시는 오는 11월 14일부터 광주 광역시 유스퀘어(구 광천터미널) 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19일까지 공개되며, 이 기간 동안 전시장에 방문하면 작품에 대한 감상과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오는 11월 19일(오후 5시) 19회 메이저경매에서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 지 미술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정선-야수소서도 : 비단에 수묵담채, 21 x 23.7 cm, 추정가 1,500만원~3,000만원
후광 김대중-휘호 : 종이에 먹, 40 x 31 cm, 1999, 추정가 1,000만원~1,8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