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클래스의 청화백자 운룡문항아리 2점이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서울과 뉴욕의 옥션에 오른다. 한 점은 3월17일 열리는 신생 마이아트옥션의 첫 번째 세일에 오르며 또 다른 한 점은 1주일 뒤인 23일에 태평양 건너 뉴욕에서 아시아위크 행사의 하나로 크리스티에서 열리는 ‘재팬 앤 코리아 세일’에 나온다.
<마이아트옥션> <크리스티경매>
18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이 두 점의 청화백자 운룡문항아리에 대해서는 ‘수 십년 이래의 출현’ ‘21세기 들어 처음 보는 걸작’이란 찬사가 뒤따르고 있다. 아울러 한국미술품 거래가격의 ‘새로운 기록’도 거론중이다.
두 점이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위풍당당한 크기, 투명한 백자의 색 그리고 희귀성에 있다. 마이아트옥션의 청화백자는 높이 59.3cm로 뉴욕 크리스티의 57.2cm 보다 손가락 한 두 마디가 더 높다.
반면 당당함에서는 어깨부터 몸통선에 딱 벌어진 크리스티 쪽이 더 볼륨감이 있어 보인다. 이는 몸통 중심선 위치의 차이 때문이다. 청화의 발색은 크리스티 쪽이 안정감 있고 선명하다면 마이아트 쪽은 가마에서 구울 때 온도가 조금 높았던 듯 코발트 안료가 녹아 살짝 퍼진 듯이 보인다.
이들 항아리는 문양도 거의 유사하다. 위에서부터 살펴보면 구연부에는 당초문양이 둘러져 있으며 어깨에는 변형된 여의두문을 그려져 있다. 몸통에 구름 사이의 용 두 마리는 거의 비슷하며 굽 쪽에는 도안화된 연판문과, 그 아래에 다시 여의두문이 둘러져있다.
두 청화백자는 모두 18세기전반 경기도 광주 금사리 일대의 관영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금사리가마는 30년 조금 안되게 운영돼 이곳서 제작된 도자기 숫자는 양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이처럼 50cm를 넘는 대형 도자기는 더욱더 희귀하다.
청화백자 운용문항아리는 흔히 일반에서는 용충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용 문양이 그려진, 가로로 길죽한 항아리를 가리키는 용준(龍樽)을 잘못 발음하면서 굳어진 말에 불과하다.
마이아트 옥션과 크리스티는 이 두 점에 대해 추정가를 밝히지 않고 <별도 문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